싱가포르인들, 당뇨병 때문에 쌀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받다

A bowl of white rice in a restaurant in Singapore. Photo by Charles Haynes. Source: Flickr, CC License

싱가포르의 한 식당에서 찍은 흰쌀밥 한 공기. Photo by Charles Haynes. 출처: Flickr, CC License

싱가포르의 건강증진위원회(HPB)는 당뇨병을 초래하는 잠재적 원인으로 흰쌀밥이 설탕이 함유된 탄산 음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민들에게 보다 몸에 좋은 품종의 쌀을 먹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주식으로 먹는 쌀은 싱가포르인들의 평균 칼로리 섭취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설탕이 함유된 캔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5%이다.

신문사인 스트레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는 지난 5월 6일에 HPB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쌀밥 한 공기의 탄수화물 함량이 탄산 음료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을 함께 실었다.

이 신문 기사는 온라인상에 치열한 토론의 장을 열었으며, 많은 이들은 위원회가 캠페인의 초점을 설탕이 함유된 음료나 기타 가공 식품이 아닌 쌀에다 맞추었음을 비판했다. 또한 사람들은 당뇨병의 원인으로 쌀밥을 탓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싱가포르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수 천년이 넘도록 쌀밥을 먹어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작가인 리차드 스아(Richard Seah)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

쌀을 비롯한 곡식은 만 년이 넘는 세월 넘게 인류의 주식으로써 우리의 밥상을 책임져왔다.

설탕은 산업혁명이 지나서야 보편화되었다. 따라서 설탕이 우리의 식탁에서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300년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설탕의 소비량이 급속하게 치솟기 시작한 것도 최근 50년 사이이다. 그러니까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보자면, 설탕의 평균 소비량은 거의 무(無)에 가까운 셈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성인 1인당 설탕의 소비량은 1년을 기준으로 70kg에 달한다. 이렇게 급격히 증가한 설탕 소비와 함께 식품첨가물과 가공 식품의 소비도 늘어나면서, 오늘날 더 많은 현대인들이 퇴행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쌀밥이 설탕보다 더 나쁘다니, 정말이지 기가 찬다.

전직 기자 출신인 이안 탠은 선정주의적인 헤드라인과 혼돈하기 쉬운 인포그래픽을 기사에 실은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

쌀밥이 몸에 나쁘다는 기사나 소문이 있으니,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쌀 섭취를 중단하려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러다가 건강이 나빠진다 싶으면, 자신들이 과잉 반응했거나 잘 모르는 것을 스스로 찾아 보려 하지도 않은 점은 쏙 빼놓고 남들 탓을 할 것이 분명하다.

기사의 인포그래픽을 보고 밥을 탄산음료로 대체해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부디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랬다가는 살만 찔뿐더러, 당신의 예상보다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쌀밥과 설탕을 둘러싼 온라인상의 논란이 거세진 것에 대해 건강증진위원회(HPB)는 자신들은 쌀밥이 당뇨의 주된 원인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시민들이 쌀밥을 먹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그들의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위원회는 단지 대중들에게 흰쌀밥을 적게 먹어야 당뇨에 걸릴 위험성이 낮아진다고 충고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원회는 흰쌀밥의 보다 건강한 대안으로 현미를 섭취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일부 소셜 미디어에서는 현미가 백미보다 비싸기 때문에 빈곤가구들의 소비 의욕을 꺾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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