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가 쏘아올린 #BlackLivesMatter – ‘페어 & 러블리’의 ‘페어(밝은)’를 없애는 순간

Fair and Lovely - Billboard for Skin-Whitening Cream - Chittagong - Bangladesh. Image from Flickr by Adam Jones. CC BY-SA 2.0.

페어 & 러블리 – 미백 크림 광고판 – 방글라데시 치타공. Flickr에서 사진(아담 존스 촬영) 발췌. CC BY-SA 2.0.

6월 25일, 글로벌 코스메틱 기업 유니레버는 기업을 대표하는 피부 미백 제품인 ‘페어 & 러블리’를 ‘글로우 & 러블리’로 브랜드를 개편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피살 사건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에서 나온 것이다.

피부 색으로 인한 차별이 뷰티 산업에 스며들어있는 남아시아에서 ‘페어 & 러블리’는 50년에 걸쳐 인기를 끌고 있었다. 유명 인사들이 #BlackLivesMatter와 #JusticeForGeorgeFloyd 같은 해쉬태그를 달면서 인종 차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높이자 사람들은 오랫동안 피부 미백 제품을 지지해온 사람들의 위선을 재빨리 지적했다.

유니레버가 브랜드의 목표를 “모든 피부 톤을 위하여”로 변경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반색채주의 운동가들과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브랜드 이름을 변경하는 것이 실제 이슈에 맞서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남아시아에서 아름다움이란

비록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특정 맥락에서 이뤄진다 할지라도 인종의 정당성을 위한 요구들은 정의를 위한 운동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다. 인도와 파키스탄 같은 남아시아 국가에서 피부색은 사회 계급과 지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표시이다. 이는 식민지 시대부터 만연했던 이슈이며 많은 여성들이 얼굴색으로 인한 차별 때문에 결혼 제안이나 더 나은 취업 기회를 얻는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페어 앤 러블리’는 남아시아 전역의 많은 여성들이 사용해온 제품이다.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으로 피부색이 변하는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을 이용한 마케팅 기법은 깨끗하면서 밝은 피부색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동일시했다.

인도 저널리스트 바르카 둣은 남아시아의 인종 차별을 나타내는 다른 표현으로 미백 크림을 비교했다. 그녀는 유니레버가 50년간 얼마나 인종차별을 정당화시켜왔으며 인도의 수많은 소년, 소녀들로 잘못된 아름다움의 개념을 자아냈는지 언급하면서 유니레버의 ‘페어 앤 러블리'를 비난했다.

만약 미백 크림이 다른 이름으로라도 인종 차별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정당(fair)하지도, 사랑스럽지도(lovely) 않다.

— 바르카 둣 (@BUDTT) 2020년 6월 26일

글로벌 보이스와 통화 중 파키스탄 심리학자 미라트 굴의 발언:

This war of complexion has created a huge problem for our women. Even our religion has said that no one is superior to another on the basis of colour yet these creams, advertisements, and mindset have effected women. South Asians are coloured people and we need to accept them as they are instead of opting for these products. It's good that the word ‘Fair’ will be dropped but people too have to stop worrying and harassing people on the complexion.

얼굴색으로 인한 분쟁은 우리 여성들에게 거대한 문제들로 다가왔다. 심지어 종교 조차 피부 색으로 인해 서열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는데 이러한 미백 크림, 광고, 사고방식이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쳐왔다. 남아시아 사람들은 유색인종이며 우리는 미백 제품을 선택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 ‘페어(밝은)’라는 단어를 없애는 것은 좋으나 사람들 역시 얼굴 색으로 인한 걱정과 괴롭힘을 중단해야 한다.

같은 제품, 다른 이름: 유니레버의 결정은 어떤 타격을 주나?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조업체가 시장에서 미백 크림 처분을 요구하며 미백 산업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4년부터 다크 이즈 뷰티풀(Dark is Beautiful) 캠페인을 진행해 온 인도 여배우 난디타 다스는 사고 방식이 천천히 변화되기 시작했음을 내비친 유니레버의 결정을 축하했다.

말은 생각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다. 다크 이즈 뷰티풀(Dark is Beautiful) 캠페인과 인도의 갓 컬러(Got Colour)가 아주 작은 역할을 해냈음을 믿는다. 당신도 마찬가지로 ‘공정(fair)’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 #IndiasGotColour #AllShadesAreLovely https://t.co/lra7mlwqwq

— 난디타 다스 (@nanditadas) 2020년 6월 25일

한편 파키스탄에서는 반색채주의와 다양성을 지지하는 파티마 로드히가 지난 7년간 다크 이즈 디바인(Dark is Divine)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다크 이즈 디바인은 “다시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어두운 피부 톤을 겨냥한 수많은 메시지들을 지지하는 유니레버의 결정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Rebranding of products to recognize multiple shades, shapes, and sizes of beauty should be followed by behavior change programs to re-humanize the dark skin. Promoting lighter skin tone is not only colorist but a racist act as well and further, giving pedestal to the fairer skin tones while treating dark skin as a disease is also a clear attempt at enhancing most people’s feelings of insufficiency.

브랜드 개편은 인도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두운 피부로 계획을 변경한 다음에 아름다움의 다양한 색조, 모양, 사이즈를 인지하도록 이뤄져야 한다. 밝은 피부 톤을 촉진시키는 것은 색채주의자 뿐만 아니라 인종 차별주의자도 하는 행동이다. 더욱이 밝은 피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어두운 피부 톤을 질병 취급하는 것이며 이 역시 사람들의 그릇된 생각을 키우는 명백한 시도이다.

남아시아의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 또한 유니레버의 새 제품 글로우 앤 러블리가 색채주의에 대한 진짜 이슈에 대해 그저 입에 발린 소리만 하는 건 아닌지 문제를 제기한다.

그렇다면…@유니레버는 앞으로도 남아시아에서 그냥 “러블리”라고만 부르는 피부 미백 크림을 팔 것인가? https://t.co/6R5LrhHIn9

— 파티마 부토 (@fbhutto) 2020년 6월 25일

페어 & 러블리페어(밝은)’라는 단어 없이 브랜드가 개편된다. 시도해 보는 건 괜찮지만 정말 이걸로 충분할까? 깨끗함, 밝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제품이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바뀌지 않는다.

— 안비 라자 (@avniraja) 2020년 6월 25일

페어 앤 러블리가 글로우 앤 러블리로 불린다고? 이봐, 당신들은 몇 년동안 피부색에 대한 무례한 말들로 우리나라 어린 여자 아이들의 자부심을 파괴하면서 이득을 얻어왔다.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여성이 있는 패키지로 당신의 의도를 증명해 보아라.

— 셰카르 카푸르 (@shekharkapur) 2020년 7월 2일

변화는 이루어지나?

치명적으로 심리적 압박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미백크림은 발암 물질이 있다고 하는 수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기후변화를 담당하고 있는 자타즈 굴 와지르 장관은 201971% 이상의 수은을 포함한 미백크림에 대해 정부가 엄중하게 단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공식 선언하였다. 장관은 해당 부서가 발견한 59개의 공정 제품 샘플 중 56개가 1%가 넘는 수은을 포함했다고 언급했다. 202074, 자타즈 굴 와지르는 다크 이즈 디바인(Dark is Divine) 페이스북 메시지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조약을 비준한 미백크림 속 수은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다시 한 번 언급하였다.

파키스탄 출신 아눔 찬다니, 히라 하슈미, 마르비 아메드는 페어 앤 러블리를 금지하는 청원에 나섰고 대중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페어 앤 러블리는 존재해서는 안될 크림이기에 아무도 만들지 않길 바라는 청원이다. @유니레버는 제조와 판매를 중단하길 바란다. https://t.co/6lqH2LPHtD

파티마 부토 (@fbhutto) 2020611

또 한번의 승리가 찾아오기도 했다. 피부 톤 보정 필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의 결혼 정보 사이트 샤디닷컴최근 많은 사용자들로 인해 논란이 일어난 후 필터를 없애고 나서부터이다.

변화는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입시타 차크라바티는 갈 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한다:

The packaging of the creams may have changed but not their substance. And while Shaadi.com will no longer ask for your skin tone, you can still search for prospective partners by caste, which is what skin colour stands for in India.

미백 크림 포장지는 바뀌어야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샤디닷컴이 당신에게 더 이상 피부 톤을 물어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인도에 존재하는 피부 색 카스트 제도에 의해 결혼 상대를 찾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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