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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총행복'을 강조한 부탄의 전 국왕, 환갑을 맞다

Categories: 남아시아, 부탄, Good News, 개발, 거버넌스, 시민 미디어, 역사

(원문은 2015년 11월 10일에 게재되었습니다)

 Jigme Singye Wangchuck, the fourth King of Bhutan. Image from public domain. [1]

제 4대 부탄 국왕 지그메 싱계 왕축. 사진: 퍼블릭 도메인

부탄의 제 4대 국왕인 지그메 싱계 왕축 (현 국왕인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의 아버지)은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인 부탄에 민주화를 가져온 인물이다. 부탄 국민들은 2006년에 퇴임한 [2] 그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지그메 싱계 왕축은 권력이나 명성보다는 국민들의 행복에 더 관심을 가진 통치자였다. 퇴임 후에도 부탄 국민들은 그에게 전과 다름없는 사랑을 보낸다. 그의 공적은 인도와 중국이라는 대국 사이에 끼어 고립되고 개발되지 못한 소국 부탄의 큰 발전을 이뤄낸 것. 1972년 불과 16세의 어린 나이로 왕좌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업적을 남긴 점 또한 인정받고 있다.

위대한 4대 라고도 불리는 전 국왕을 향해 부탄 국민들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이는 11월 11일 그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준비 중인 성대한 축하행사에서도 잘 느껴진다. 소셜 미디어에도 전 세계 부탄 사람들이 보낸 진심 어린 찬사가 넘친다. 전 국왕이 지금도 얼마나 널리 사랑받고 존경받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인터넷 상의 프로필 페이지와 시민 미디어 등에도 전 국왕의 사진이나 그의 공헌에 대한 감사의 말들이 급증했다.

수도 팀푸의 왕궁 안뜰에서 열린 제 4대 국왕의 60번째 생일 기원 법회

제 4대 국왕 지그메 싱계 왕축 폐하가 왕 위에 오른 1974년 6월 2일 이후 부탄은 #GNH [5] (역주: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를 훌륭히 쌓으며, 신중하고 균형있는 중도의 길을 걸어 왔다.

교사인 파싼 쉐린은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전 국왕에 대한 찬사의 글을 적은 바 있다.

At 17 I was in high school trying to figure out why my mathematics teacher didn't like me, why the warden had to be so strict, why all the beautiful girls were scared of me, and what was I doing there in school…But at 17 young crown prince Jigme Singye Wangchuck not only lost his father, but also his king. Bhutan turned numb at the news but young Jigme had to wipe off his tears midway down the cheeks and answer to his country's calling.

17살,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수학 선생님이 왜 나를 싫어하는 지가 고민이었다. 또 학교 기숙사의 관리인은 왜 그렇게 엄한건지, 예쁜 여자애들은 왜 모두 나를 무서워 하는지, 나는 학교에서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런데 17살이었던 어린 왕세자 지그메 싱계 왕축은 아버지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왕도 잃었다. 국왕의 붕어 소식을 들은 부탄 국민들이 그저 멍하게 있을 동안, 어린 왕자는 눈물을 참고 왕위를 이어가야 했다.

전제군주나 독재자에게 거짓으로 경의를 표하는 일은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부탄 국민들이 전 국왕을 칭송하는 이유는 지금의 성공이 전 국왕 덕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게 여긴 국왕은 고립된 작은 나라를 국제무대로, 그리고 21세기로 이끌어 냈다. 이 사실을 잊지 못하는 부탄 국민들은 그의 통치 시절에 대한 강한 향수를 안고 있다.

주르미 초윙은 자신의 블로그 ‘iamDrukpa’ [7]에 이렇게 적었다.

Grounded as he is exalted. Wise as he is pragmatic. Humble as he is daring. The Great Fourth is alive.
What a precious opportunity it is to celebrate such a life. […]

This man does not claim credit. Does not hanker after bouquets. Does not involve himself in pettiness. Does not get lost up in the summits. In all dualistic callings, equanimity is his measure.

Contentment, his treasure.

가장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땅에 발을 딛고 선, 실용적이면서도 현명하고 대담하면서도 겸허한, 위대한 제 4대 국왕 폐하는 건재하시다.

이런 분의 생신을 축하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귀중한 기회이다. (중략)

그는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지 않는다. 칭찬을 갈구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옹졸한 짓은 하지 않는다. 꼭대기에 올랐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욕망이 서로 부딫힐 때 그는 마음의 평정을 기준으로 삼는다.

만족을 아는 것, 그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Jigme Singye Wangchuck. Image from Public Domain. [8]

지그메 싱계 왕축. 사진: 퍼블릭도메인

전 국왕의 언행은 많은 부탄 국민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부탄 국민들은 위에서 이끌기만 하는 왕이 아니라, 담담히 아래서부터 국가의 발전을 지탱해 온 왕을 보아 왔다. 전 국왕은 외국에서 사치스러운 휴가를 보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대신 국내의 산간 오지에서 트레킹이나 사이클링을 하며 자신이 통치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제대로 알려 노력했다. 그는 왕위에 있을 때나 왕위에서 물러난 지금이나 궁궐이 아닌 소나무 숲 속 자그마한 오두막집에 살고 있다.

『Myth and Memory: Untold Stories of Bhutan(신화와 기억: 부탄 비화)』와 『Bold Bhutan Beckons(강력한 부탄을 부르다)』의 저자인 쉐링 타쉬는 자신의  Facebook 페이지 [9]에 1998년 부탄국민의회의 의사록 일부를 올렸다.

Proposals for a suitable palace for His Majesty has been made in the past by the government officials and people. However, let alone the construction of a palace, His Majesty the King does not even approve the procurement of new vehicles to replace the old vehicles in the royal garage or even the regular maintenance and re-furbishing of the log cabin in which he resides. Speaker of the National Assembly, 76th Session of the National Assembly (29thJune –30th July 1998)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국왕 폐하와 어울리는 궁궐을 건설하자는 제안은 과거에도 몇 번이나 나왔었다.  하지만 궁궐은 커녕, 낡은 왕실 공용차량을 바꾸거나 살고 계신 오두막집의 정기적인 유지, 보수 마저도 폐하는 허락하지 않으신다. 제 76회 국민의회 (1998년 6월 29일~7월 30일) 발언

지그메 싱계 왕축의 개발 철학인 ‘국민총행복'은 물질적 풍요보다 사람들의 행복이 더 중시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부탄의 모든 개발 계획은 이 철학을 기초로 세워졌다. 여기에 영향을 끼친 것은 지그메 싱계 왕축의 아버지인 제 3대 국왕 지그메 도르지 왕축이다. 제 3대 국왕은 1968년, 국민의회가 의결하면 대신은 물론 국왕 자신까지도 파면될 수 있다는 법률을 제정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민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포기하고, 국민의회에서 국왕 불신임이 3분의 2를 넘으면 퇴위한다고도 선언했다. 또한 여행 중에도 그는 일반 시민들과 같은 여권을 사용했는데, 거기에는 ‘공무원'이라고 적혀있었다.

팀푸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수쉴라 구룽은 자신의 블로그에 ‘위대한 4대'에 대해 [10]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all sic] When world raced for socio-economic developent stamping [out] social happiness, you prioritzed Happisness as the ultimate source of overll development…Word sounds limited to when the heart is full.the person behind the destiny of Bhutan then and now .A king who fought along with the common soldiers in times of political turmoil.Which leader of 21st century has acclaimed such a height of infinite love for the county and its people…

전 세계가 사회의 행복을 파괴하고 경제적 개발에 몰두하는 와중에도, 당신은 개발의 끝에는 반드시 행복이 있어야 한다며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겼습니다. (중략) 가슴이 메어 말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그 때나 지금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탄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 당신. 정치적 혼란기에는 일반 병사와 함께 싸웠던 국왕. 21세기의 리더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은 고귀한 존재라 칭송받던 사람. (후략)

제 4대 국왕의 업적으로는 민주화 외에도 유아사망률 저하, 의료와 교육의 발전, 인프라 정비, ‘국민총행복'이라는 새로운 개념 주장 등을 들 수 있다. 또 무장한 인도 반란군을 몰아내기 위해 전장을 지휘한 적도 있다.

교육청 직원인 소난 돌제는 Facebook [11]에 자작시를 올렸다. 많은 부탄 사람들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Thank you Your Majesty
For guiding us with the spirit of Buddha Nature,
With thoughtful wisdom and true compassion
For your selfless sacrifices to people's needs…
Thank you Your Majesty,….
For being the role model with the hallmark of simplicity
For being a far sighted and visionary leader

감사합니다, 폐하

뛰어난 지혜와 진심 어린 자비

그리고 정직함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셔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폐하….

검소함이란 무엇인지 본을 보여주셔서

선경지명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셔서

校正:Yuko Aoyagi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