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러시아 검열 기관이 차단하나?

Despite Wikipedia's attempts to circumvent Russian censorship, the Kremlin seems intent on blocking the website. Images mixed by Tetyana Lokot.

위키피디아가 러시아 검열을 피해가려고 했어도, 러시아 당국은 위키피디아를 차단하려 하는 것 같다. 이미지 편집: Tetyana Lokot.

러시아 인터넷 감시 당국은 위키피디아가 최근 거둔 승리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8월 22일 토요일, 위키피디아는 러시아 검열 당국이 없애도록 요구한 내용을 없애지 않고자 과감하게 시도했지만, 이렇게 교묘하게 시도했음에도 위키피디아는 지금 폐쇄될 위기에 처해있다.

8월 20일, 러시아 검열 기관인 언론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은 대마초를 다룬 한 기사에 러시아 누리꾼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라는 명령을 위키피디아에 내렸다. 아스트라한 지방 법원은 지난 6월 이 기사에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언론 감독청 관계자는 위키피디아가 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위키피디아 전체가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피디아는 이 명령에 따르길 거부했고 문제가 된 기사 URL을 조금 변경해서 기술적으로 이 기사가 러시아 법에 저촉되는 일이 없도록 만들었다. 예전 페이지에는 이제 “해시시”가 가진 여러 뜻을 설명한 위키피디아 기사 목록이 위치한다. 문제가 된 기사는 원문 그대로 보존되었고, 위키피디아 웹사이트에서 새로운 URL로 접속할 수 있다.

8월 24일 월요일 이즈베스티아는 언론 감독청이 위키피디아가 러시아 법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와 해시시를 다룬 문제의 기사를 지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키피디아를 차단할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즈베스티아에 정보를 넘긴 언론 감독청 내부 정보원에 따르면 친크렘린 인터넷안전연맹에서 일하는 데니스 다비도프를 포함한 몇몇 인터넷 전문가가 “무료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가 “정보를 세상에 내놓는” 활동은 멈추고 “정치적 활동”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언론 감독청은 이런 위키피디아가 벌인 행태 때문에 위키피디아 전체를 차단할 수밖에 없다고 시사했고, 이는 앞서 아스트라한 지방 법원에서 내린 판결에 부합된다.

언론 감독청 공보실도 언론 감독청이 위키피디아 전체를 차단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 위키피디아 운영진이 언론 감독청에 협조하고 위키피디아 전체를 차단 위기로 내모는 HTTPS 암호화 프로토콜을 해제한다면, 문제가 되는 페이지와 기사만 차단할 것이라 밝혔다.

위키피디아 러시아 지사는 월요일 오전 트위터에서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 국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이 여러분과 함께하는 마지막 아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위키피디아는 문제가 된 기사를 지우지 않는다는 뜻을 고수했고, 위키피디아 내부 품질 기준과 “믿을 수 있는 정보원에게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사를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즈베스티아는 또한 “어떤 국가기관이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 기업도 위키피디아 사용자가 어떤 기사를 읽는지 감시해서는 안된다”는 위키피디아가 주장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위키피디아가 HTTPS 암호화 프로토콜을 해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보도했다.

위키피디아 러시아 지국장인 블라디미르 메드예코는 이즈베스티아와 한 인터뷰에서 위키피디아가 차단될 때에도 “차단될 웹사이트에 접속할 방법이 수 없이 많아서” 러시아 누리꾼은 위키피디아에 접속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Если государство заблокирует «Википедию», то оно сделает хуже только себе.

러시아 당국이 위키피디아를 차단해도, 상황은 러시아 당국에 더 안 좋게 흘러갈 것이다.

러시아 검열 당국이 러시아 인터넷 블랙리스트에 유튜브나 위키피디아에 있는 웹페이지를 추가한다는 뉴스는 이제 거의 매일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검열을 피해갈 흥미로운 방법을 계속 찾아낼 것이고 러시아 누리꾼은 계속 위키피디아에 접속할 것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언론 감독청은 앞으로도 새로운 구실을 찾아서 위키피디아를 차단하려 할 것이다.

속보 (8:26 PM GMT, 2015년 8월 24일): 언론 감독청은 위키피디아 해시시 기사에 접속하는 URL을 웹 블랙리스트에 공식적으로 포함했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는 이 검열을 피해갈 방법이 적힌 웹페이지를 개설해서 이에 대응했고, 위키피디아 러시아판 관리진과 검토진은 익명 프록시 서비스와 토르 네트워크를 사용해서 위키피디아를 계속 편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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