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샌드 효과, 러시아 인터넷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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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편집: Kevin Rothrock.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많은 사람에게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이 “최고의 여가수”가 음악계와 영화계에 불어넣은 특별한 매력을 지칭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2003년 스타라이샌드가 자기 집 사진을 함부로 찍었다는 이유로 한 사진작가를 고소하자, “스트라이샌드 효과”에 새로운 의미가 덧붙여졌다. 스트라이샌드는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대중은 스트라이샌드가 사는 집에 폭발적인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이 “금지된” 사진을 보고자 인터넷을 뒤졌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원치 않는 대중적 관심을 일으킨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지만, 12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지금도 러시아에서는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루넷 에코는 2003년에 스트라이샌드가 사는 저택 사진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처럼, 정부가 접속을 막은 인터넷 기사, 웹사이트, 해적판 영화가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러시아를 강타한 4가지 사례를 보도하고자 한다.

‘더 빌리지 ‘웹사이트와 청년실업가

금지하는 게 가장 좋은 홍보 방법이다. 가끔은 정부가 어떤 것을 금지한다고 시늉만 해도 홍보가 된다. 다만, 정부가 하는 협박을 그냥 웃어넘겨서도 안 된다. 러시아 미디어 감시 기관인 연방 통신감시국은 러시아 정부가 하는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모스크바에 지사를 둔 웹사이트인 ‘더 빌리지'는 이번 달 초순에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편지에는 “성공의 종파: 청년실업가가 사람의 감정으로 어떻게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었나?“라는 기사를 지워버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이로 인해 여러 러시아 매스컴에서는 이 기사가 지워지기 전에 빨리 읽어보라고 독촉했다. 편지에는 더 빌리지 웹사이트가 정부 명령에 따르지 않을 때, 웹사이트 전체가 폐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 통신감시국에서 온 경고장은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연방 통신감시국으로 속여 말한 사람은 목표를 달성했다. 문제가 되었던 기사는 2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다.

크로보스톡

러시아 갱스터 랩 그룹인 크로보스톡(“피같은 리듬”)은 스트라이샌드 효과로 지난달 유명해졌다. 야로슬라블 지방법원이 크로보스톡이 작곡한 몇몇 노래가 불법이란 이유로 러시아에서 판매가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야로슬라블 법원은 이 그룹이 작사한 노래 가사가 “냉소주의, 비관주의, 거짓된 가치를 심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크로보스톡 노래를 싫어했다. 근데 여기서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평소에 랩을 듣지 않던 사람들도 크로보스톡 노래를 찾아서 듣기 시작했다. 역시, 금지된 사과는 더 맛있다.

“Впервые на территории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тексты группы признаны незаконными. Не экстремистскими, <…> а именно незаконными. Это, безусловно, нас радует. Если наши песни действительно вне закона — то это алмаз на рынке, если говорить с иронией”.

“이 사건은 러시아 연방에서 최초로 노래 가사가 불법이라고 선언한 첫 사건입니다. 노래 가사가 극단적이지 않음에도… 어쨌든 불법이라고 하더군요.” 크로보스톡 프로듀서 드미트리 패인이 말했다. “이런 결정에 우리는 행복해했습니다. 우리 노래가 정말 법에서 정한 테두리를 벗어나는 노래라면, 역설적이게도 이건 정말 대박이었죠”

영화 ‘리바이어던’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영화 ‘리바이어던'은 아무것도 금지된 게 없으므로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직접 나타난 예시는 아니다. 하지만 몇몇 불법적인 요소가 있기는 했다. 이 영화가 개봉되기 한 달 전에 이미 해적판이 인터넷이 유출되었고, 영화관에서 공식 상영되기 전에 이미 4백만 명이 영화를 본 상태였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기 전에 이미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

또한, 러시아 영화관에서는 ‘리바이어던'을 편집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인터넷 해적판을 보는 게 이 영화 무삭제판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다.

‘러크모어’

러시아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밈 백과사전인 ‘러크모어'는 종종 정부 검열 대상이 된다. (여기서 관련 기사를 읽을 수 있다.) 2012년, 연방 통신감시국은 ‘러크모어'를 협박하는 데 성공했고, ‘러크모어'는 러시아 정부 인터넷 블랙리스트에서 이름을 제외하고자 러시아 이용자가 몇몇 기사에 접근하는 걸 막아버렸다. 이런 행동이 ‘러크모어'에 타격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이런 추문으로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논란이 있던 날 당일에 4백만 명이 방문했다.)

‘러크모어'가 내린 정의에 따르면,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폭발적인 콘텐츠 전달 현상이며, 이는 어떤 콘텐츠를 금지하고 규제한다는 소문이 돌 때 일어난다 […] 어떤 콘텐츠가 정말로 금지되면, 상당히 강력한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생긴다.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폭발적인 관심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일어난다. 하지만 ‘더 빌리지’ 웹사이트가 보여준 것 처럼, 몇몇은 어떤 것을 금지시킨다고 한 후 의도적으로 스트라이샌드 효과를 조장하여 대중이 폭발적인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법을 배웠다. 수백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그 속에 잠재된 애너지를 분출할 것이다.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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