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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자신을 강간한 사람과 결혼해야 했던 소녀의 자살

Categories: 중동 북아프리카, 모로코, 시민 미디어, 여성/ 젠더, 인권

자신을 강간한 사람과 결혼해야 했던 소녀, 아미나(Amina)가 지난 주 쥐약을 먹고 생을 마감했다. 모로코 북부 라라슈(Larache)에 살고 있는 이 소녀의 나이는 단지 16살이었다. 알 마사(al-Masa'a) [1] 지[ar]에 따르면, 아미나는 겨우 15살이었을 때 10살 많은 남자에게 강간당했다. 그리고 소위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아미나와 강간범의 결혼이 주선되었다. 판사는 이 결혼을 허락했다.

같은 신문에 따르면, 아미나는 남편(강간범)의 집에서 쥐약을 먹었다. 그녀의 건강이 악화되는 걸 발견하자, 남편은 곧장 그녀를 그녀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죽기 몇 시간 전, 그녀를 가족들에게 데리고 오는 와중에도 남편은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모로코 누리꾼들은 아미나의 이야기를 듣고 분노했고, 트위터 해쉬태그 #RIPAmina(아미나의 명복을 빕니다)를 이용해 소녀의 죽음을 추모했다. 다음은 몇몇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marihaep [2]: @Un_Marocain [3] Ne prenons pas nos rêves pour D réalités, personne ne sera jugé, personne ne payera pour son viol, encore – pr sa vie #RIPAmina

@marihaep [2]: @Un_Marocain [3]: 우리의 꿈을 현실로 믿지는 맙시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이 일에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강간이나 그녀의 목숨에 대한 값을 치루진 않을 테니까요. #RIPAmina

@Un_Marocain [4]: En tant que marocain, je me sens plus coupable que triste pour ce qui est arrivé à cette petite fille. #RIPAmina #Maroc

@Un_Marocain [4] 모로코 남자로써, 이 아이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슬프기보다 죄책감이 듭니다.

@nadalouis [5]: 여자아이가 강간범과의 결혼과 자살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런 세상에는 살고 싶지 않네요. #RIPAmina

@mahamiou: [6] 도대체 몇 명의 아미나가 더 있을까요? 강간범과 강제로 결혼했어야 했던 아이들… #Morocco #RIPAmina

@mahi_elbarrad [7]: عندما ينظر العالم العربى للمراة على انها مخلوق مثل الرجل له كافة الحقوق وكامل الاحترام هنا فقط تنجح ثورته ‎‬#RIPAMINA‪

@mahi_elbarrad [7]: 아랍 세계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고 권리가 있으며 존중받을 만한 존재로 볼 때에만 비로소 혁명이 성공한 겁니다.

@citizenkayen: [8] La famille, la société et la justice ont donné au violeur un véritable RIP: Rape In Peace 🙁 #RIPAmina

@citizenkayen: [8] 가족,사회 그리고 법이 강간범에게 진정한 RIP를 주었네요: 평화로이 강간하소서 🙁 [역자 주: 평화로이 잠드소서라는 뜻이 있는 Rest In Peace를 평화로이 강간하라는 Rape In Peace로 바꾸었음]#RIPAmina

@Tindars: [9] Et puis comme d'habitude nos Tweets ne changeront absolument rien dans cette histoire. #RipAmina

@Tindars: [9]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트윗이 사건을 바꾸진 못하겠죠.

‘아미나는 나의 부아지지(Bouazizi)입니다’

아미나에 대한 오마쥬로써, 모로코 블로거 메디 B.이드리시(Mehdi B. Idrissi)는 아미나는 나의 부아지지입니다 [10]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튀니지 시디 부지드(Sidi Bouzid) 시의 노점상으로, 경찰의 학대에 반대해 몸에 불을 붙였고 이 사건은 튀니지 혁명과 벤 알리 정권 전복의 계기가 되었다.

부아지지의 절박한 분신(焚身)은 튀니지에 변화를 가져왔지만, 아미나의 자살이 모로코, 나아가 아랍 전체의 남성 우월주의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수 있을까?

메디는 이렇게 썼다 [10]:

부아지지는 정치적 혁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미나는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인도주의자를 일깨웠죠. 강압과 협박으로 입이 막아진 그녀와 같은 처지의 소녀들 몇 천 명이 이 땅에 있습니다. 당신들이 우간다 숲 속에 있는 조셉 코니를 찾고 있는 동안, 당신의 아이들은 이 나라에서 도둑맞고 있고요. 원한다면야 저도 여기 종일 앉아서 제가 느끼고 있는 절망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언젠가 내 딸이나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죽음에 대해 통곡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많은 게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만일 우리가 같이 하지 않는다면, 만일 우리가 모로코식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면 우린 (이 상황에) 갇힐 것이고 멀리 나아가지도 못할 겁니다.

더 많은 영어, 프랑스어, 그리고 아랍어 시민 언론 반응을 보려면  글로벌 보이스 기고가 히샴 알미라트(Hisham Almiraat) [11]가 만든 스토리파이(Storify) [12]를 확인하세요.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은 치료될 수 있고 자살은 막을 수 있습니다. 자살하고 싶거나 감정 문제로 힘든 이들을 위한 믿을만한 상담소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나라에 있는 자살 방지 상담소들을 찾으려면  Befrienders.org [13] 를 찾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