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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마늘 전쟁

Categories: 중앙 아시아/ 카우카수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국제관계, 민족/인종, 시민 미디어, 식량, 예술/ 문화, 전쟁/ 분쟁

아르메니아와 터키가 두 나라 모두에서 먹는 음식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리스트에 등재 [1]하는 건에 대해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이에 음식 관련 분쟁이 아제르바이잔이 다시 한 번 끼여들 정도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지금까지도 나가르노카르바흐주 영토를 두고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고,  90년대 초에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분쟁으로 인해 25000명 가량이 죽고 약 백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다. 평화가 유지될 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그 결과, 아르메니아인들과 아제르바이잔인들은 그들간 공유하는 부분을 애써 무시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문화와 전통을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은 음식 문화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케바비스탄(Kebabistan)이 그 배경을 설명한다 [2].

유네스코의 결정에 지친 나머지,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르메니아 계통으로 여겨지는 톨마(포도잎 또는 다른 야채들에 속을 채운 것)를 지키기 위한 과정들을 밟고 있습니다. 톨마는 터키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인데, 터키에서는 돌마라고 불리죠.

[…]

반면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요리법을 잠식해나가려는 아르메니아인들의 수작이라고 믿는 것에서 자신들의 요리법을 지키는 것에 더 집중합니다. 아제르바이잔에는 전통 요리법 감시단체인 국립요리원의 타히르 아미라슬라노브 소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아르메니아 요리가 사실 아제르바이잔 요리라고 전파하는 데 쓰는 것으로 보일 정돕니다. […]

채널 고정하세요. 음식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답니다.

[3]

플릭커에서, 아더 채프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메니아의 한 지역 역사가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아제르바이잔산 마늘을 팔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후 (비록 전혀 예상하지 않은 형태기는 했지만) 더 많은 것들이 몰려왔다.  비록 한 지역상인이 그 마늘이 가장 맛있었고 가격을 매우 낮췄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은 다소 히스테리를 부렸다.

타마다 테일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4].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숙적 아제르바이잔 사람들로부터의 공격에 대해 줄줄히 꿰고있습니다만, 누가 이렇게 야비하게 침투해오리라 예상했을까요? 적국 아제르바이잔의 땅에서 자란 마늘은 두 나라 사이의 막힌 장벽을 뚫고 들어올 방법을 알아냈고, 뻔뻔스럽게도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의 채소 가판대에 나타났습니다.

[…]

이를 걱정한 시민 카라페티안이 경보를 울렸고, 기자들이 바삐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바쿠의 [ 헤이다르 대통령] 아리예프 거리에 있는 회사의 마늘은 ‘즐겁게도’ 아르메니아 슈퍼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라고 한 역사학자가 얼떨떨하게 말했죠.

[…]

“몇몇 사람들은 마늘이 다른 더 위협적인 형태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조사관들은 벌써 ‘방해 요소'를 제거해버렸지만, 그들은 의심하지 않던 시민들이 아제르바이잔 마늘을 돌마나 호로바츠 소스에 넣기 전에 제때 움직인걸까?” 한 신문은 불길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오늘은 마늘이지만, 내일은 또 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이 아르메니아인들이 아제르바이잔 산 물품을 접할 수 있던 첫 번째 기회 중 하나는 아니다. 예를 들어 11월 말에 이안얀 블로거이자 글로벌 보이스 투고자인 리아나 아가자니안은 미국의 한 아르메니아 슈퍼마켓에서 또 다른 사례를 찾아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 언론과는 다르게도, 그녀의 텀블러 블로그를 보면 그녀는 이 예상치못한 발견에 더 흥분한 눈치다 [5].

석류 외교정책: 한 아르메니아 마트에서 산 아제르바이잔 산 석류 주스. 아마 지금 많은 로스엔젤레스의 아르메니아 가정에 있을거다. 그리고 여기서 보이진 않겠지만 주스 상표는 ‘Real Deal'(역자 주: ‘꽤 쓸만한 좋은 상품’ 또는 ‘현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정말 좋다.

한편 나고르노카르바흐 주에서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아제르바이잔 음식을 좋아하고,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아르메니아산 물건들이 인기다. 코카서스 평화 저널리즘 단체의 한 카라바흐 출신 기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6].

아직도 카라바흐 주 식당들에선 아제르바이잔 음식이 인기입니다. 지역 곳곳에서 사람들은 존경을 담아 아제르바이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죠. 20년 넘게 두 나라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러 식당에서 단골 손님들은 카라바흐 요리와 더불어 전형적인 아제르바이잔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

요즘 상점에서 다양한 것들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이고르 다브티안은 자신의 습관을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무조건 러시아의 친척들이 보내준 아제르바이잔산 차만 마시죠.

“전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차를 우립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제 아내도 믿지 않아요. 아내는 그 맛을 내지 못하거든요. 제가 차를 주문하면 친척들이 러시아에서 차를 보내줍니다-하지만 그들은 바쿠에서 차를 주문하죠. 그리고 친척들이 말하길 러시아의 이웃들이 바쿠로 아르메니아 코냑을 보낸다더군요. 이렇게 된 걸 이제와서 뭐 어쩌겠습니까.” 이고르 다브티안의 말이다.

[…]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엔 비단 영토 분쟁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음악이나 카펫 짜는 패턴에 대한 논쟁도 있고, 확실히 음식의 기원에 관한 논쟁도 있죠. 아르메니아인들과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은 아직도 누가 ‘사리 겔린’ 노래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누가 톨마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싸운답니다. 샤슬릭[GV 역주: 바베큐]의 “문화적 기원”에 관해서는 조지아인들까지 (토론에) 끼여들죠. 하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고…

아제르바이잔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긴장이 가장 높은 가운데, 요리법을 사이에 둔 논쟁은 계속 지속되고 있다. 두 나라가 문화를 공유하면서 화해를 이룰 가능성을 이러한 논쟁에 계속 가로막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역 방송국은 이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