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우리는 민주주의를 태동시켰지만 그 숨통 또한 끊었다!

아래는 시위가 연일 끊이지 않는 아테네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글로서, 전쟁과 시위, 무력충돌을 취재하며 그리스와 전 세계에서 상을 받은 언론인 기오르고스 아이게로폴루스(Giorgos Aygeropoulos)의 기사 죽음을 무릅쓰고(:Flirting With Death를 의역함)에서 발췌하였다.

[…] 처음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오후 1시 30분경, 수 많은 사람들이 의사당 앞에 운집했다. 시위대들? 그들은 정체를 숨기려 후드모자를 덮어 쓰지도 않았고, 손에 돌을 쥐고 있지도 않았다. 이들은 그저 노인, 젊은이, 남성, 여성, 학생, 노동자, 실업자등 각계 계층에서 온 평범한 사람들로서 구호를 외칠 뿐이었고, 소수의 과격, 극렬 시위대만 무리 앞에서 욕설을 하며 “무명용사”비 앞에 둘려쳐진 철장을 흔들 뿐이었다. 이들에게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사방에서 진압경찰이 밀려 들어와  시위대를 공격하며 신타그마 광장으로 밀어 내기 시작했다.  너비가 10미터도 채 되지 않는 틈으로 미친듯이 도망가는 수 천명의 시위대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들 뒤에선 경찰이 전기충격기와 CS탄, 최루탄을 발포하며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화염에 화상을 입고 매운 최루탄에 눈이 멀은 시위대들은 뒤엉켜 서로를 밟고, 뒹굴었고, 사람들에 깔려 졸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경찰은 해산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밟아가며, 살기위해 도망가는 이들을 향해 경찰은 거리낌없이, 닥치는대로 곤봉을 휘둘렀다. […]

한 달 넘게 지속된 신타그마(헌법) 광장에서의 평화 시위 이후, 시위대는 중기(中期) 재정 긴축 계획 표결 당일인 6월 29일 수요일, 국회의사당 주변을 점거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작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다.

그리스 헌법 11조은 “옥외집회가 공공의 안녕과 질서, 그리고 사회 경제적 활동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관할 경찰서장은 이를 금지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시위의 경우를 보자. 시위대 대부분은 정부에 분노하고, 서민을 죽이는 정치권에 실망한 소시민이다.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행위 따위는 없었다는 말이다. 정부는 이미 고조된 상황에 기름을 끼얹고 시민을 공격하기 위해 어떤 “플랜B(대안)”가 필요했다.

아테네 시위 당시 군중을 향해 발포된 최루탄의 모습. 95년 8월이란 유효일자가 보인다. 트위터 사용자 @Gerasimoschatzi (Makis Chatzidamianos) 제공. 2011년 6월 29일

국제앰네스티는 6월29일 아테네 시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성명을 냈다. 환경을 보호하고 핵, 생화학 무기를 반대하는 그리스 의사회(GMA)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시위진압 경찰이 사용하는 최루탄은 생화학 무기로서 전쟁에서 적군을 향해 발포하는 것 조차도 금지된 무기임을 밝혔다.

이렇게 힘든 상황임에도, 이번 시위에 발을 담근 트위터 사용자들은 해쉬태그[역자 주- 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키워드로 만들고 키워드 앞에 #를 넣어 사용하는 일종의 검색어]  #Syntagam와 #29jgr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세계로 전하고 있다.

아래는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로 전해진 메시지들의 일부이다.

트위터러 @TheLiveProject (ThePressProject.net)는:

신타그마 광장에서의 화학전. 이틀 째. 엄청난 양의 최루탄 발포. 시위대들은 경찰이 불편하다고 느낄만큼 저지선에 좀 더 가까이 접근했음.

@northaura (spyros gkelis)는 :

긴급, 의사분들에게 지금 당장 #syntagma지역으로 오시라고 절박하게 요청합니다. RT요망. 시민들이 부상당하고 있음. 현지 의료진으로는 부족. #29jgr

@thesspirit (Sofia Thesspirit)는 :

경찰들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음. 시민들은 도망 중임. 피를 토하는 남자를 목격, 바로 옆에서 3명이 졸도함. 상황이 매우 심각함.#Syntagma

@thesspirit:

오늘 아침 경찰 무전에서  “거리 대피령/퇴거명령”을 지시를 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분 후 경찰은 생화학 무기로 사람들을 거리에서 “쓸어버렸”습니다.

@thesspirit:

#syntagma 광장은 12시간 동안 최루탄과 섬광탄으로 쑥대밭입니다.#greekdemo #greekrevolution 전 세계가 알 수 있도록 RT 부탁합니다.

RealDemocracyGr가 올린 유투브 영상을 보면 한 시민이 경찰에게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떠나라고 요구하지만, 결국 곤봉으로 머리를 가격 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그리스는 스스로에게 도대체 이 나라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가 맞는지, 맞다면 어떻게 28, 29일 두 번에 걸친 시위에서 경찰이 도를 넘은 폭력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지를 물어볼 수 밖에 없다. 이런 반응은 다음의 트위터 글에 분명히 묻어난다.

트위터러 @frantzisp (Panagiotis Frantzis)는:

아테네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일말의 사건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집회와 자유를 금하는 계엄령의 선포라고… #Syntagma

@KostasVaxevanis는:

Το μόνο Συνταγματικό αυτή τη στιγμή στην Αθηνα είναι η πλατεία Συντάγματος. Τα υπόλοιπα έχουν καταληθει. Να παρέμβει τώρα ο Πρωθυπουργος

현재 아테네에서 합법적인 것은 신타그마 광장[역자 주- 신타그마는 헌법이란 그리스 어]에서 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효력을 잃었다. 총리가 개입하고 있다.

@spdd (Stavros Papadakis)는:

εμείς γεννήσαμε τη δημοκρατία, εμείς τη σκοτώσαμε! Τουλάχιστον έχουμε το know-how!”

우리 그리스는 민주주의를 태동시켰지만,  그 숨통을 끊은 것도 우리 그리스다. 적어도 우린 노하우는 알게 됐군.

@Cyberela는 :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가 국민에게 돌과 최루탄을 던져대고 있는 상황. 이것이 국가의 모습인가? 군부 정권이지! #j29gr #syntag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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