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시위: 현장 벌금은 또 하나의 욕설이다

경고: 이 포스트에 게재된 영상에는 비속어와 욕설이 포함되어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으니  시청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주 의사당 밖에선, 공공장소에서 욕설 시 경찰이 현장에서 즉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 상정에 항의 하는 시위가 열렸다. 유투브 이용자 Chllptr이 담은 시위 광경은 재빨리 멜버른시위웹로그(MelbourneProtestsWeblog) 에 올라왔다.

이들의 기사에 따르면,

벌써 냄새를 맡고 온 각 방송매체의 취재 인파로 북적인다. 역시 경찰의 진압으로 인한 드라마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거나, 혹은 이 듣도 보도 못한 시위의 참신성에 이끌려 왔으리라. 하지만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관련 기사는 디에이지(TheAge), ABC방송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이번 법 상정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대부분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어이 없음과 불쾌함을 드러냈다.

음악을 좋아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IT 업계 괴짜들'이 활동하는 글리치 합 포럼(Glitch Hop Forum) 이용자 kayhat은 ‘멜버른에선 욕하면 x된대! 라는 주제의 글을 올렸다.

미쳐 돌아가는 군, 이건 우리 인권이 박탈 당하고 있는 상태라구. 아주 뻔뻔하게 말이야. 이미 언어 폭력이니, 모욕죄니, 좋은 법이 있으면서 왜? 아주 웃기는 일이야.

이에 이용자 angryranchor는 답글에서,

내가 살면서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바보같은 말이야. 정부가 진심이래? 아니 언제부터 우리나라 경찰들이 이렇게 한가해 졌을까?  강간이나 살인같은 범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아냐?  우리가 무슨 도덕 경찰이라도 바란다고 보는 건가?

No swearing sign. Image by Flickr user Alice Chaos (CC BY-NC-SA 2.0).

No swearing sign. Image by Flickr user Alice Chaos (CC BY-NC-SA 2.0).

 

호주 스포츠 포럼인 로어(Roar)의 유저네임 아트 사파이어(Art Sapphire)는  ‘축구 경기를 보는데 240달러가 추가로 들겠네’ 라는 다분히 비꼬는 글을 올렸다. 로어는 스포츠 전문가와 일반 팬들이 함께 기사를 올리는 곳이다.

“저기, 브라운 경사님?”

“뭔가? 화이트 순경?”

“250명의 시드니팀 응원단이 지금 ‘멜버른 x꺼져라’ 라고 외치고 있는데요. 어쩌죠?

“벌금 때리면 되는거 아닌가, 화이트 순경.”

“네? 전부 다 말입니까?’”

“그렇지. 전부 다!”

“경사님, 이젠 멜버른 응원단 쪽에서 시드니쪽으로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가 무려 천 명이나 됩니다.”

“다 벌금 때려버려, 뭘 우물쭈물 하고 있는 건가? 화이트 순경!”

… 우리 모두 빅토리아 주 경찰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을 최소한의 상식을 가지고 집행하길 바랍시다.

오프로드 동호회인 4WD 액션(4WD Action)에는 공공장소 욕설에 벌금 부과?라는 스레드가 개설 되었다.

스레드를 개설 한 유저네임 화난6인(Angry6)는 이름 만큼이나 화가 잔뜩 났다.

이말부터 하고 시작하자… 도대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가는거지? 이틀 전에 뉴스를 봤는데, 공공장소에서 욕을 하면 그 자리에서 벌금 245달러(이건 나도 확실하지 않음)를 때린다더군.

과속방지 카메라가 정부의 의도를 충분히 보여준 것이 아니라고 한대도, 이 벌금은 국민들한테 무슨 수를 쓰던간에 돈을 뜯어 내려고 하는 이 정부의 의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야.

한편 Shaker4X4는 법을 옹호하는 답글을 달았다.

경찰들도 애꿎게 시민들에게 욕설이나 듣는 것에 지친 것이 아닐까? 이제 욕 예약(완급조절)을 걸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거지. 욕 좀 참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 그 욕이 다른 사람들 기분을 망친다고 생각하지 않아? 물로 나도 가끔 욕을 하지, 그래도 적어도 공공장소나 타인들이 있는 곳에서는 하지 않아. 예의란 게 있다고.

‘솔로들의 서바비벌 가이드‘란 사이트의 마이클 베건(Michael Vaughan)은 ‘외설적인…차마 들을 수 없는‘이란 포스팅에서 그 가 즐겨하는 말 장난을 했다.

욕하다(자동사): 화를 표현하거나  남을 모욕 하기 위해 신성모독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행위.

대단하시구만, 그래 그럼 과속 카메라로  다시 이야기를 돌려보자고. 스프링 스트리트는 이제 과속에, 돈 벌어다주는 “욕설금지법”까지…한 번에 240달러를 때려버리니 확실히 이게 정부의 욕설 박스[역자 주: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나오는 쥬크 박스와 유사하게 표현함]가 아니겠어?

프리랜서 작가인 제임스 스클뢰펠은  ‘빅토리아 주의 욕설금지법이 정치인에까지 확대 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올리며 유쾌한 시각으로 이번 사태를 분석했다. 경찰이 벌금을 부과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불쾌한 수사 몇 가지를 소개했다.

“앞으로 나아가다”…”쪼들리다”…”한 호주인”..”이도 저도 결정하지 못함”. [역자주: 영어 원문에는 성적인 표현으로 읽힐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문구가 나열되어 있다]

한편 J Man Talkback은  ‘욕설 적발 시 현장벌금‘이란 글에서 법의 시행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도 살펴보았다.

우선 법의 시행으로 이미 재판거리가 포화 상태인 법원의 부담을 줄여, 좀 더 중요하고 심각한 사건들을 처리하는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로 예전의 비효율적인 처벌 방식에서 경찰 재량의 현장 벌금 부과로 업무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 될 것인데, 위반자가 청년일 수록 특히 그렇다.

하지만 그 역시 아래와 같이 우려도 표했다.

…어느 권력이든 그곳엔 권력의 남용이라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Tv유명 코메디언인 @Wil_Anderson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가오는 멜버른 국제 코메디 페스티벌 콘서트(Melbourne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 gigs)에 대한 개그를 했다.

@Wil_Anderson: 빅토리아 정부가 욕설 시 현장에서 24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는군요. 저 내년 콘서트때 돈 꽤나 깨지게 생겼는데요…

이 모든 것이 그저 가볍게 웃고 넘어갈 일일까? 에이단 윌슨(Aidan Wilson)은 자신의 블로그에 x나 망할 멍청한 법 (f#@%ing stupid law)이란 글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윌슨은 이번 현장 벌금의 도입으로 다시 부활한 구식 법들을 요목조목 찾아냈다.

개인적으로 빅토리아 주가 1966년부터 아직까지 위협적 행동이나, ‘더러운’ 언행을 규제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순전히 호기심에,  법을 뒤져 관련 항(17항)을 찾아냈다.

17. 공공장소에서 음란하고 위협적인 언어와 행동을  주변의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행위로서

1. 외설적인 노래나 부르거나 읊는 행위

2. 욕설을 표시하거나 음란한 행위를 묘사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림

3. 외설적이고 위협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행위 혹은,
4. 상대방에게 공포, 불쾌감, 불안을 주는 행위는 모두 법 위반이다

Image from Crikey's Fully (sic) blog

 

여기 사진으로 친절하게 한번 더 강조가 되어있다. 스코틀랜드에서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는 로버트 번스의 팬이라면 이 경고에 고마워하며, 에이단이 “나 개인적으로는”(I personally)라는 이중표현을 쓴 것을 가볍게 용서해 주지 않을까.

이번 ‘욕설 시위'(swear-in) [역자주:연좌농성을 뜻하는 단어 ‘sit-in'을 번형하여 욕설과 관련된 시위를 표현하였다.] 인원은 페이스북에 참여를 표시한 사람들의 수보다 적었다. 최근 걸레들의 워킹(Slutwalk)의 전례를 보면, 6월 25일에 열릴  x발산보(f**walk)가 더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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