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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티베트: 망명 민주주의

Categories: 동 아시아, 네팔, 인도, 중국, 국제관계, 시민 미디어, 이주/ 이민, 인권, 정치, 종교, 피난민

망명 티베트인으로 산다는 것은 고향 땅과 그 안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기본권리들을 잃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는 손해의 가면을 쓴 축복이기도 하다. 다람샬라(Dharamshala)에 망명 중인 티베트인들은 망명을 통해 한 층 강화된 민족 정체성, 자유로운 발언권과 박해의 두려움 없이 그들의 종교를 행하고 퍼뜨릴 수 있는 권리 그리고 투표권을 부여 받았다. 이 모든 것들은 중국 한족이 지배하는 티베트에 사는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중국계 미국인 학자인 지앙린 리(Jianglin Li)는 1959 Lhasa의 저자이다. 리는 10월 3일 다람샬라를 방문하여 티베트 중앙 행정부(Central Tibetan Administration (CTA) [1]) 내각 수상 (칼론 트리파(Kalon Tripa [2])) 예비선거를 참관했다. 이 CTA는 14대 달라이 라마 소속 압력단체로서 이들의 공식 목표는 “망명 티베트인들을 복귀시키고 티베트에 자유와 행복을 돌려놓는 것”이다. CTA는 ‘티베트 망명 정부’ [3]로 흔히 알려져 있다.

리(Li)의 포토저널 [4]에 실린 묘사에 따르면 투표자들은 저마다 얼굴에 감출 수 없는 함박웃음을 띤 채로 지역 투표소에 떼지어 나타났다고 한다.

[5]

칼론 트리파(내각 수상)를 선출하는 과정은 서구 민주주의에서 국가 원수를 선출해내는 과정인 국민투표와 비슷하다. 이와 같이 진행 된 상원 선거는 티베트의 방식대로 진행됐다. 리는 상원 선거 관련 규칙을 이렇게 설명했다:

议员共40名,西藏三区各10名,四大教派加苯教各两名,加起来就是40名。僧人可以投两票,一票投给他所在的地域,另一票投给他所属的教派。比方说,一个来自康区的黄教僧人,他可以投一票给代表康区的议员,还可以投一票给代表格鲁派的议员。

“상원은 총 40석으로 구성돼있습니다. 티베트의 전통 세 지역이 각각 10석씩을 차지하고 나머지 10석은 티베트의 불교와 폰교의 네 학파들이 같은 수만큼 나눠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거루파 소속인 캄(Kham)지역 출신의 수도승이 있다면 그는 캄 지역과 거루파에 표를 던지겠지요.”

선거 관리 위원회에 따르면 79,449명이 투표자 등록을 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총선거 때는 72,771명이 등록을 했으나 실제로 투표권을 행사한 이들은 총 등록자 수의 50% 미만에 그쳤다고 한다. 공식 자료에 따른 망명 티베트인 수는 150,000명 정도라고 한다. (Tibet Sun [6] 제공)

1959년 제 14대 달라이 라마가 험난한 히말라야 산맥을 거쳐 처음 인도 땅을 밟았을 때에는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와 동행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20,000명이 넘는 티베트인들이 그를 따라 망명길에 올랐다. 늘어가는 사망자수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경을 뚫고 지나가려는 시도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서양인 등산가들이 촬영해 인터넷에 퍼진 한 유튜브 영상에는 2006년 중국인 국경수비대가 비무장 상태의 민간 티베트인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 [7]이 담겨있다. 티베트인들이 국경을 넘어서려다 일어난 일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어린 나이에 장비도 거의 갖추지 못한 채로 여행길에 오른다.

리는 그녀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을 망명 티베트인들의 경험과 연관짓는다: 

目前,作为藏人,想要行使你的民主权利,你先得流亡,让你的身份成为“流亡藏人”。不过,其实我自己也一样,我的民主权利来自美国,而非中国。我行使自己的民主权利,先得让自己变成“美籍华人”。。。

“현재 티베트인들은 민주주의를 누리기 위해 고국을 떠나고 있어요. 제 경우에도 그랬어요. 저는 미국에서는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그럴 수 없죠. “미국계 중국인” 이라는 타이틀을 안에서만 나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거예요.”

Li의 발언은 티베트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하게 울려 퍼진다. 티베트의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인 외저(Woeser)는 출국이 금지된 채로 베이징 자택에 철저한 감시아래 살고 있다. 그녀는 리가 목격한 “운 좋은” 망명자들 이야기에 공감한다:

而在我的人生中,我从未有过自己做主参与投票选举的经历……

“나는 내 생에 단 한 번도 내 의지대로 투표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어요.”

인도에서 열린 선거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하지만 네팔에서는 지역 관리들이 선거를 방해하기도 했다. 티베트 리포트 [8]는 이렇게 보고했다:

…the instability that has been the highlight of the Nepalese Government has provided the Chinese Government with willing officials there who play into their hands to deny basic and fundamental rights to Tibetan refugees in Nepal. On October 3 we witnessed on such attempts when local officials seized ballot boxes from the Tibetan community in Nepal’s capital, who were participating in this worldwide elections.

…네팔 정부의 불안정함은 네팔 정부로 하여금 중국 정부가 네팔 거주 망명 티베트인들의 기본 권리를 부정하는 데에 동조하도록 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10월 3일 네팔의 수도에서 목격된 지역 관리들이 이 번 세계적 선거에 참여 중이던 티베트인들에게서 투표함을 빼앗는 장면이 그런 시도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남아시아 외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도 망명 티베트인들 사이에서 선거가 열렸다. Chopoathar는 뉴욕에서의 선거 장면을 외저의 포스팅 코멘트란에 이렇게 묘사했다:

纽约的投票现场非常热烈壮观,人进人出,因为大堂里人太多,一部分投完票的人必须得出来。投票地点在曼哈顿。
我很早就去了,我排队排到了第一位,当然是第一个签名和领到选票及投票的。为自己苦难的祖国图伯特尽一份心,我感到无上光荣。
Chopathar 10.04.2010 纽约市

“뉴욕의 투표소는 오고 가는 사람들로 아주 북적거렸어요. 로비가 사람들로 가득 차자 먼저 투표를 한 사람들은 다음 들어올 사람들을 위해 나가야 했죠. 투표소는 맨하탄에 있었어요. 저는 아주 일찍 도착해서 제일 먼저 투표를 했어요. 물론 제가 이름을 등록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를 한 첫 번째 사람이었죠. 고통 받는 나의 고향 땅 티베트를 위해서 내가 뭔가를 했다는 것에 대해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Chopathar 10.04.2010 NYC

칼론 트리파의 구성을 결정지을 최종 선거는 2011년 3월 20일에 실시될 예정이다. 북유럽 달라이 라마 대표자인 Thubten Samdup은 더 많은 후보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웹사이트 [9]를 개시했다. 웹사이트에 개재된 미래의 후보자들을 향한 질문들을 통해서 독자들은 망명 티베트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What is your position on the China Tibet negotiations and what would you do differently?
What measures do you believe we, the Tibetan community in exile, can take to effect positive changes in the lives of Tibetans residing inside Tibet; especially those confronting land rights issues, unwarranted detentions, and inequalities in competing for education and jobs?
What would you do to revitalize our large Tibetan settlement camps and reverse the current trend of many young Tibetans leaving their communities in order to find employment elsewhere?
What would you do to improve the standard of education in our school system and how would you help young Tibetans preserve their culture while in exile?

중국-티베트 협상에 관한 당신의 의견은 무엇이며 당신이라면 어떤 것을 달리 하겠습니까?
티베트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특히 토지권리 문제, 부당한 억류 그리고 교육불평등과 직업불평등의 문제를 겪는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우리 망명 티베트인 공동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티베트인들의 정착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정착지를 떠나는 추세를 바꿔놓기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
우리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하겠습니까?
어떻게 해서 젊은 티베트인들이 망명 중 우리 문화를 존속시킬 수 있도록 돕겠습니까?